로그인  회원가입

라인권/조르주 베르나노스의 묘비명
administrator  (Homepage) 2009-06-26 22:13:59, 조회 : 659, 추천 : 53

- 라인권-


조르쥬 베르나노스(1888-1948년)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이다. 그의 소설들은 악의 실존인 사탄과 신자의 내면의 거룩성과의 싸움을 주제로 하고 있다. “사탄의 태양 아래,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 카르멜의 수녀”등이 그의 대표작이며 영화화되기도 했다. 이 베르나노스는 자신의 묘비명을 쓴 이로도 유명하다. 그의 비명에 새겨진 글이다. “마지막 심판 날, 천사들께서는 나팔을 아주 크게 불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곳에 묻힌 자는 가는귀가 먹었습니다.”

나는 베르나노스가 어느 정도 가는귀를 먹었는지 알지 못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묘비명을 통해서 그가 어떤 인물이며 이 묘비명으로 그가 하고자 한 말이 무엇인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나는 우선 죽음 앞에서도 위트를 잃지 않는 베르나노스의 여유로운 성품이 부럽다. 저 유명한 그리스도교 작가가 부활이 무엇인지를 몰라서 나팔을 크게 불어 주기를 천사께 부탁 했을까? 오히려 자신의 육체의 연약함이 강하고 영광스러운 부활의 몸을 입게 될 부활의 사실과 소망을 역설적으로 희구하고 강조했을 것이다. 그는 그가 죽은 후에도 자신의 무덤 앞에서 그 묘비명을 보고 미소 지을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며 미소지우며 죽을 수 있었던 건 그만큼 부활의 소망이 분명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그 묘비명으로 당시 프랑스와 유럽의 정신과 교회를 풍자하고자 했을 것이다. 베르나노스는 그의 작품과 기고로 악의 세력과 타협하는 기독교 세계의 내면을 질타하고 거룩성을 따라서 은총에 이를 것을 묘사했지만 조국이 그에게 안긴 것은 도리어 환멸뿐이었다. 들어도 듣지 못하는 영적 가는귀먹은 영혼과 세상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마지막 심판 날, 재림의 나팔을 크게 불어 주기를 소망 했을까?

이 모든 건 다 죽어도 다시 사는 부활과 그 부활에 대한 소망에서 나온 여유이며 사랑일 것이다. 그렇다! 부활은 무덤에서도 웃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실 삶의 세계에서도 웃음을 잃어가는 이 세대에 무덤에서도 웃을 수 있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며 새로운 도전이다. 그러므로 부활절을 보내며 살아나셔서 무덤이 아닌 산자의 처소에 계시는 주님이 그 은총으로 만나주시기를 축복한다. 이로 말미암아 부활에서 나오는 삶의 여유를 누리기를 열망해본다. 다시 한 번 베르나노스의 묘비명을 음미해보자. “마지막 심판 날, 천사들께서는 나팔을 아주 크게 불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곳에 묻힌 자는 가는귀가 먹었습니다."





  추천하기   목록보기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20  은퇴로 물러나고, 이민으로 떠나는 동창들    administ' 2021/04/08 4 26
19  태극기는내려놓아야합니다    administ' 2021/04/08 4 29
18  現 時局을 바라보는 許의 小考    administ' 2021/04/08 5 31
17  無識 無罪, 有識 有罪    administ' 2021/04/08 4 30
16  동창회는 우리에게 친정집입니다.    administ' 2021/03/29 4 34
15  from Tim to me.    administ' 2014/12/05 29 186
14  라인권목사 / 햅쌀밥 그 맛있는 추억  [1]  administrator 2009/11/01 48 512
13  라인권 목사 / 당신을 잘 아시는 하나님    administrator 2009/10/12 50 449
12  김상태목사 / 아! 영광의 그 날이여!!    administrator 2009/10/08 50 824
11  라인권 목사/신종 인플루엔자 공포  [1]  administrator 2009/10/08 57 492
10  라인권 목사 / 냉혈한 찰스 콜슨의 변화  [1]  administrator 2009/09/30 61 603
9  단문과 장문    administ' 2009/07/31 55 529
8  갈매기/미국 제44대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을 보면서~~    administrator 2009/07/10 55 508
7  풀샘/망상적 허언증(妄想的 虛言症)」의 독백    administrator 2009/07/03 60 618
6  최창훈/최고의 헌신    administrator 2009/06/26 51 519
5  최창훈/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    administrator 2009/06/26 54 448
 라인권/조르주 베르나노스의 묘비명    administrator 2009/06/26 53 659
3  라인권/춘설! 봄을 느끼는 따뜻한 눈을 보며    administrator 2009/06/26 54 668
2  라인권/나누지 못한 옥수수 씨앗    administrator 2009/06/26 50 438
1  라인권/담넌 사두악 수상시장에서 부흥을 보다    administrator 2009/06/26 27 477

    목록보기 1
       

Copyright 1999-2022 Zeroboard / skin by zero